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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 유리상자의 진황애사 애우당의 안채

제목 : 진황애사
작가 : 유리상자



몽진방!!! 너무 근사한 장군이 나와서 영정*몽진방 커플링이 아님을 통탄하면서 읽었다. 겉보기로는 무뚝뚝하지만 가슴 속에는 따슷한 정을 품고 있고, 자기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한없이 자상해지는 타입인 것이, 몽진방은 딱 내가 좋아하는 떡대수였던 것이다. 크윽, 중년의 그 아찔한 매력이라니. 그러고 보니 삼월의 보름의 목화씨가 생각난다. 흐윽, 그런 타입은 실험정신 넘치는 여기서도 정말 흔치 않아서 나는 언제나 목마름에 허우적거린달까. 아무튼 다시 진황애사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사실 입으로는 영정*몽진방 커플링을 부르짖으면서도, 알고 있었다.  이 글의 커플링이 정말 그랬다면 진황애사 특유의 절절하고 서글픈 분위기는 거의 나지 않았으리라는 사실을. 진황애사는 여리고, 힘없고, 열심히 주위에 휘둘리는 데이에 대한 불쌍함으로 70% 넘어갈 수 있는 글이니까 말이다. 저러고도 용케 살아있네 싶을 정도로 심하게 구르는 데이지만, 사실 나는 글을 읽으면서 데이에 대해서는 별 감흥을 받지 못했다. 딱 봐도 괴롭혀 주세요 타입의 연약수들 보고 있노라면 주조역들이 단결하여 괴롭혀주지 않으면 기대를 배반하는 느낌이 들어 버리니까. 내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그런 연약수 주위에서 한없이 갈등을 일으키며 괴로움의 나락으로 떨어져 가는 공들! 그래서 파사가 안타까웠고, 영정이 불쌍했고, 몽진방(이 녀석이 공이란 설정에는 지금도 과히 동조하지 않지만)이 그리도 애처로웠던 것이다.

사실 역사를 배경으로 한 소설, 몹시 좋아한다. 그렇기 때문에 환상을 깨지 않는 범위 안-이 경우 특정 인물에 대한 작가의 해석론은 문제가 안된다. 세상에 완전히 같은 사람은 없듯, 특정 사건이나 인물에 대해 평가나 해석이 일치할 수 없다는 것 또한 당연한 일이니까. 그렇기에 나는 내가 자세히 알고 있거나 내가 많이 생각한 인물일수록 그 자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글보다 조연이나 엑스트라로 나오는 소설을 난 더 좋아한다. 실존 인물이 조연으로 나오면, 그건 역사 소설로서의 리얼리티를 부여해주는 역할을 하니 말이다. 소설로서의 허구성은 그대로, 실제 역사에 대한 개연성은 그대로, 또 역사에 관한 특정 작가의 해석론이나 관점은 또 그대로 들여다 볼 수 있어 나로서는 일석삼조라고 해야 하나. 그런 까닭에, 역사소설이라기 보다는 판타지에 가깝다는 말을 듣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진황애사는 진시황이 주인공으로 나온다는 이유로 끌리면서도 거부하게 되는 글이었다. 뭐, 막상 펼쳐 들었을 때에는 도입 부분의 투탕카멘의 저주와 엇비슷한 분위기와 조나라의 공주 조희를 위시로 한 에피소드들이 풍기는 심히 야오이스러운 분위기에 역사물과 실존 인물에 대한 압박감은 거의 느낄 수 없었지만 말이다.

 앉은 자리에서 순식간에 다 본 주제에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것도 좀 우습긴 하지만, 이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데이에 대한 서글픔과 애처로움에 대해 몇 글자 적어보자면, 나는 이 글의 데이를 거의 남자로 느낄 수 없었다. 실상 진황애사에서 데이가 여자였다고 하더라도 이 글은 별달리 달라지지 않았으리나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막말로 그에게 적대감을 가진 사람들이 누차 되뇌었던 '남'창이라는 말을 제외하고, 내 눈에 비친 진황애사 속의 데이는 거의 여자나 다름 없었다. 실제로 글 속에서 데이 자신도 자신의 남자를 위해 화장을 하고, 여자 옷을 입고, 자신이 받은 후궁의 직첩에 대해 그다지 수치스러워 하거나 하지 않은 채 잘 살아가지 않는가. 주변에 있는 여자들과 더불어 한 남자를 두고 다퉈야 하는 자신의 현실에 대해서도, 뭇 남성들의 욕망이 되고 있는 자신에 대해서도 남성으로서의 고민은 거의 부재되어 있다. 지나칠 정도로 현실 적응력이 강한 녀석인 탓인지, 주위의 여자들이 그를 질투하는 것을 보면서도 나 역시 데이가 남자라는 생각, 거의 못했던 것이다. 그리고 어찌 보자면 데이는 여자인 쪽이- 임신 가능한 여자 쪽이 외려 더 애절하지 않았으려나- 이 글의 신파성 짙은 장르를 더 부각시켰을지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조나라에 인질로 끌려가서 타고난 외모로 조나라 공주의 투기를 입어 희롱당하는 것을 같이 볼모로 와 있던 타국 왕자가 구해주고, 둘 사이에 싹트는 사랑! 이미 데이(공주)의 뱃속에는 영정의 아이가 들어 있었는데...! 죽었는 줄 알고 파사의 곁에서 영정의 아이를 키우며 살던 데이의 정복자로서 나타난 영정은 데이가 싸고 도는 아이를 파사의 아이라 생각하고.. 뭐, 이런 식으로 야오이 베이스에 성별만 바꿔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 보니 신파 로맨스가 탄생되고 말았으니. 여오이에 찌들다 보니 일반 소설이나 만화를 보고 남남 커플링을 한 적은 있었지만, 정반대의 경우는 몹시 드물었던 지라 멋대로 즐거워하다가 실로 당황해 버리고 말았다.

한 때 동인계의 뜨거운 감자였던, 나한테만 뜨겁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지만, 수의 남성성에 대해 난 별로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여성스러운 수 싫다 할 정도로 공수 타입에 대한 호불호가 확고히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내게 야오이란 성적 판타지, 공수는 성별 분류 가능한 사람이 아니라, 책을 덮으면 사라지는 신기루와 같은 존재일 뿐이니까. 그렇기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수는 목화씨지만, 떡대임에도 온갖 간사를 떨고 사고를 일으키는 대섭이도 즐겨보고, 너무 착한 나머지 공에게 뜻하지 않는 폐를 끼치는 석진이도, 수찬이도 좋아한다. 언제 뒤집어도 문제가 안 될 것 같은 준경이도, 인하도 좋아하고. 첫사랑에서 보듯 수의 여장을 그리 싫어하지 않으니 사실 문제될 건 하나 없는데, 진황애사의 경우 동인계에서 탄생했다는 이유로 인해, 이 이야기가 야오이가 아니었다면 내가 좋아하는 신파성이 더 짙어졌으리라는 까닭에 다소 아쉬워졌는지도. 어차피 역사를 차용한 만큼 언해는 당연한 수순인 까닭에(사실은 그저 인간이 덜된 까닭일지도 모르겠지만) 당최 데이가 언제 죽는 거냐고 안달하며 중반 이후를 봤을 정도로 수의 굴림에는 마음이 거의 안 쓰이지만, 여자가 이유 없이 괴롭혀지는 건 또 경우가 다르니까 말이다. 그나저나 뒷부분에 짤막하게 들어간 환생한 애들이 주는 팁으로 봐서는 환생편도 그리 만만히 행복해질 것 같은 분위기는 아닐 듯 한데, 그냥 환생 시키지 말고 그냥 진황애사로 끝내는 게 이야기의 자체 완결성 면에서 더 깔끔하지는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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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jiyeun110 2008/06/22 12:57 # 삭제 답글

    와우 상당히 논리적인 글이네요
    여기에 댓글이 없다는게 이상해 -_-
    읽으면 왠지 납득이 간다는..ㅠ
    전자책으로 읽어서 완결을 보지 못한것이 짜증스럽기는 하다
  • 오우 2008/07/19 02:09 # 삭제 답글

    진황애사 읽다 말았네요. 뒷부분을 구하질 못해서 -_-;;
    ㅎㅎㅎ

    딱 제가 찾던 시대야오이물이네요 하핫;;

    뭔가 끈끈한 느낌을 받고파서 시대물을 아무리 디비도 수준글을 찾기 어렵던 차에 진황애사를 보게 됐어요.

    그래요, 저도 내내 데이에게서 흠칫흠칫 때때로 남자라는 사실을 멍하게 잊고 읽게 되는군요. 그러나 또한 그게 다였다면 전 아예 읽기 시도조차 안했겠지만요 크크;;;

    전 이상하게 조연커플들에 잘 빙의가 되는 편인데 이 작품은 오로지 순수하게 줄곧 영정과 데이커플에 심하게 정이 가네요.
    연약수를 현대물에선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 편인데
    이것이 이 작품이 고전시대물이라서인지
    김혜린의 비천무의 여인 설리의 가녀린 외양과 비극적 숙명같은 게 겹쳐지면서 시대 장치가 증폭시키는 비애감을 더
    즐기게; 된다고 할까요..

    그런데 데이의 좀 심하다싶게 맥없이 수동적으로 취하는 여성성은
    제가 역사쪽은 잼병이라 아는 바도 없습니다만 오히려 저 시대에는 훨씬 더 수긍되는 정서가 아니였을까 싶기도 하네요..
    남색도 공공연했던 시절이라..





  • 흐읍 2008/11/29 21:44 # 삭제 답글

    진황애사, 저도 전자책으로 받아놓고,, 읽으려고 합니다.
    아니, 처음 부분을 읽었어요, 근데 딱히 50쪽 가량 밖에 못 읽었을 뿐인데, 도저히 손을 못 대겠어요, 이상하게 50쪽 밖에 안 읽어서 누가 누군지 모르겠고, 파사도 등장하지 않았지만, 손이 안가져요, 이게 재미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읽지를 못하겠어요. 정말 읽고 싶은데, 읽지 못하겠네요, 앞에 10쪽만 보고서, 아니 처음에 등장하는 애심가를 보고서부터 이상하게 막 눈물이 나왔어요, 시 하나 읽었을 뿐인데 막 눈물이 나오고 비익조랑 연리지 이야기 나오자 마자 막 통곡이 쏟아지고,,, 아직 데이도 안나오고 영정도 안나왔을 뿐인데 그 구절 읽자마자 아니, 진황애사랑 제목을 보자마자 눈물이 나오는거예요, 진짜 보고 싶은데,,,, 클릭하면 보기도 전에 막 눈물이 쏟아져 나와서 못 보겠어요,,,,
  • 흐읍님께 2009/07/01 23:59 # 삭제 답글

    저랑 똑같네요 ㅜㅜ 저도 읽다 포기했답니다...
    왜이렇게 눈물이 나오는지, 정말... 데이가 너무 불쌍하고 가여워서 도저히 이야기를 볼 수가 없었어요 ㅜㅜ
  • 으컁컁 2009/09/04 14:37 # 삭제 답글

    아까워요!! 재미있는데 유리상자님 아뒤가 이래서 다른 소설도 검색하고 싶은데 당최 가수님들만 나오셔서....ㅡㅜ 안타깝습니다. 지금 소설 읽고 있을 때가 아닌데 완젼 정신 팔려 2틀만에 다 읽었습니다. 무려 2일만에..............;;; 용량이 천칠백 킬로바이트가 넘는데 말이죠!!! 아마 이게 제 최장소설 아닌가 싶습니다(읽은 소설중에) 정말 애들이 쓴 거 같은 소설 싫어하는데 앵알앵알대고 온갖 은어와 짧은 말들(대사가)로 글 쓰는건 바로 패스 하는데 ㅡㅡ;;; 이건 정말..... 좋군요. 시험 끝나고 재탕...........(아주 큰 맘 먹지 않으면 힘든 분량이지만) 무조건 할 생각입니다. 아~~ 데이랑 정아가 ㅡㅜ.........해피가 좋은데 ... 그런데 책으로는 현대물가지 있나봐요...........아 보고 싶네요. 너무 아까워요 소설 정말 너무 좋은데 안읽혀 지신다니.. 스킵하는 한이 있더라도 꼭 읽으시기 바랍니다. .............완젼 한 글빨 하시네요 작가님. 브라보~!!!! 한가지 한가지 딱 아쉬운점은 대소신료 들인데 자꾸 대소실려 인가?? 신려인가?? 일케 쓰셔가지고............ㅡㅜ 아....깝스- 고정도 티끌은 뭐 먼지 수준임.
  • noname 2009/10/04 17:30 # 삭제 답글

    리뷰잘읽고갑니다. 저도 진황애사 읽으면서 느낀점이 장편의 역사연애소설을 읽고있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거든요. 데이의 남자라는 특수성이 살아나지 못했다는점에서 동인소설로써는 매력은 크지않지만 스토리 자체가 꽤나 흥미진진했기에 끝까지 읽었습니다. 아쉽게도 넷상에서는 미완이 돌아다녀서 결말은 알지 못했지만요.
  • asd79787 2009/11/04 18:20 # 삭제 답글

    다들 비익조와 연리지 대사 덕분에 감동을 받으셨다고들 하지만,
    전 오히려 그 대사가 자꾸 눈에 걸리는 바람에 몰입이 힘들었어요 .
    당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이야기와 같이 누구나 다 알고 있을 법한 것을...
    작가분께서 조금만 더 배려를 해 주셨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뭐 .. 독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요구를 하는 것은 가당치 않겠지만서도.
  • asd79787 2009/11/04 18:27 # 삭제 답글

    하지만 , 정말 묘하게 스토리에 호감이 가는 소설임엔 틀림 없어요.
    실제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읽다보면 이게 정말 사실처럼 느껴질 정도로
    문체가 유려하시죠.
    저같은 경우에도 '진황애사는 이름만 따온 판타지' 라는 사전 각오를 단단히 해놓고
    읽어냈기 때문에 위와 같은 경우들을 제외하면 정말로 흥미있게 읽었으니까요..
    그나저나.. 유리상자님 정말 대단하시죠..
    무려 실존인물을 가지고 그렇게도 험하게 굴리시다니..
    진시황은 그렇다 쳐도 연나라 마지막 계인 단 굴리신거 보면 정말 존경스러울 정도로..

  • dmtr60 2009/11/09 00:54 # 삭제 답글

    리뷰 잘읽었습니다. 음.. 저도 데이가 여자같다는 사실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저는 사실 데이처럼 여리여리하고 착하기만한 수를 볼땐 도저이 못참고 삭제를 해버리거나 아니면 그냥 아예 여자라고 재설정하고 상황도 조금 바꿔 상상하면서 읽거든요. 몇번 을 재탕해서 읽었는데 볼때마다 눈물이 나더군요... (특히 마지막부분에선 밤에 읽다가 울어서 아침에 일어났는데 붕어눈이 되있었던 기억이...) 덧붙여 이 소설이 역사로맨스 소설이었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됬을 것 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주위 사람들은 대부분 y소설을 혐오해서 추천해 줄수가 없어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아, 좀 불만스러웠던 점은 처음 시작부분이었어요. 앞에 부분을 읽는데 계속 신화 : 진시황릉의 비밀 이 생각났습니다. 애매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에 차라리 주인수가 꿈속에서 전생의 장면을 본다던가, 황릉에 들어가서 비익조목걸이로 여차여차하는 부분을 그냥 빼버리시고, 아예 완벽한 역사소설로 쓰셨으면 더 좋았을꺼란 생각도 했습니다. 음..어쨌던 굉장히 멋있는 소설이었습니다. 작가분께서 공부를 열심히 하신것 같았습니다. 다만 파사는 파사, 영정은 영정이라고 부른는데 단(丹)을 데이라고 구지 부르는 부분에서는 약간 고개를 기우뚱 했지만요. 중간중간에 쓰여있는 글귀들을 보며 얼마나 울었는지.. 또, 스토리도 개연성도, 아.. 그랬을수도 있겠구나 하며 감탄하며 읽었습니다. 제게 초한지가 있었는데 거기에서의 승상이사도 , 진시황도 그외의 주변인물들도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특히몽진방과 태자의부분을 읽을때 안타까웠습니다. 끝부분에서 영정이 부소에게 물려주고싶어했던 황제의 자리를 둘째아들이 슬쩍하고 자결하라고 한것을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렸지요. )어.. 갑자기 필요도 없는 역사이야기가 나오네요;; 어쨌던, 읽었던 때가 시험기간을 코앞에 남겨둔 시점이었는데도 그 시간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나중에도 언젠가 다시보고픈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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